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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비주류 스포츠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by 박이그린 2025. 4. 13.

스포츠, 지역사회와 만나다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게 하며,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적 동력이 됩니다. 특히 비주류 스포츠는 대규모 자본과 주류 미디어의 조명을 받는 종목들에 비해 소외되어 있지만, 오히려 그 특유의 접근성과 자율성, 그리고 공동체 중심의 운영 방식으로 인해 지역사회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대도시의 골목길부터 시골 마을의 공터까지, 비주류 스포츠는 지역 주민의 삶과 밀접하게 얽혀 있으며 때로는 도시 재생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비주류 스포츠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들을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조명하고자 합니다.

 

커뮤니티 중심의 참여: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운동 문화

비주류 스포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참여 중심’의 문화입니다. 이는 경기력보다는 함께하는 경험과 소속감을 중시하며, 스포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동체가 형성되도록 만듭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플로깅(plogging)이 있습니다. 스웨덴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으로, 최근 몇 년간 환경보호와 건강을 동시에 추구하는 시민운동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서울, 부산 등 국내 주요 도시에서도 자발적인 플로깅 모임이 형성되었고, 기업과 지자체의 후원을 통해 지역 환경 정화 캠페인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연령, 성별, 체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활동 이후에는 작은 축제를 열기도 합니다. 이러한 플로깅 활동은 단순한 청소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주민들이 자신의 동네를 더 아끼게 만들고, 이웃과의 소통을 활발하게 하며, 환경 감수성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이는 비주류 스포츠가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니라,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키우는 문화적 장치임을 보여줍니다.

 

도시 공간의 재발견: 버려진 공간을 ‘놀이의 장’으로

비주류 스포츠는 지역의 유휴 공간을 ‘놀이의 공간’으로 바꾸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입니다. 스케이트보딩, 프리스비, 파쿠르 등의 스포츠는 특별한 경기장이 아닌 일상 공간에서 실현될 수 있기 때문에 도심 속 버려진 구역이나 낡은 공공시설을 새롭게 해석하고 활용하는 계기를 만듭니다. 이 과정은 도시 재생과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대표적인 예는 미국 오리건주의 포틀랜드에 위치한 Burnside Skatepark 입니다. 1990년대 초, 지역 스케이터들이 직접 폐허가 된 고가도로 아래 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이 스케이트파크는 이후 시의 공식적인 공공시설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무리의 스케이터가 만든 놀이터가 아니라, 주민 주도의 도시공간 활용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셈입니다. 이후 이 사례는 미국 전역의 커뮤니티 중심 스케이트보드 파크 조성에 영향을 미쳤으며, 세계적으로도 자생적인 도시문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비주류 스포츠는 도시 공간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물리적으로나 상징적으로 지역사회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비주류 스포츠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지역 청소년의 교육과 성장 자원

비주류 스포츠는 지역 청소년에게 단순한 취미 활동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전통적인 스포츠 교육 시스템에서 소외되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자기표현의 기회와 긍정적인 소속감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비주류 스포츠는 포용적 성장의 교육 플랫폼으로 기능합니다.

대표적인 예는 영국 런던의 비영리 단체 SkatePal의 활동입니다. 이 단체는 중동 지역의 소외 청소년들을 위해 스케이트보딩 교육을 제공하며, 현재는 팔레스타인에서 지역 사회와 함께 스케이트파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보드 타기를 넘어서 아이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사회적 기술을 익히며, 자발적으로 규칙을 만드는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자율성과 규율’을 동시에 체화하게 만드는 스포츠의 교육적 잠재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국내에서도 롤러스케이팅, 암벽등반, BMX 등 다양한 비주류 스포츠 동아리와 지역 커뮤니티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 강습, 진로 교육, 장비 지원 등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특히 공교육의 경쟁 구조에 지친 학생들에게 있어, 비주류 스포츠는 또 다른 자기 발견의 통로이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안전한 출구가 되어줍니다.

 

공동체 연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

비주류 스포츠는 지역 주민 간의 연대감을 강화하고, 나아가 지역 경제에까지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칩니다. 이는 대규모 스타디움이나 상업적 리그 중심이 아닌, 소규모 커뮤니티 기반의 자율 운영이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입니다. 대회 개최나 워크숍, 장비 공유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지역 롤러 더비 팀 ‘Texas Rollergirls’가 그 좋은 예입니다. 이 팀은 지역 기반의 비영리 운영으로 시작해 현재는 시즌마다 수천 명의 관객을 모으며 티켓 판매, 굿즈, 지역 스폰서십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자영업자들과 협업하여 음식, 음료, 예술 소품을 함께 판매하거나, 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과 연계해 지역의 긍정적 문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자본 집약적 구조가 아닌, 지역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소규모 창업 기회를 확대하면서 ‘비주류 스포츠 기반의 지역 상생 모델’을 구축하게 만듭니다. 이는 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자긍심을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합니다.

 

※ 결론: 비주류 스포츠는 지역사회의 대안적 가능성

비주류 스포츠는 단순히 대체 가능한 레크리에이션이나 틈새시장을 겨냥한 여가 활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경계 없이 어울리고,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며, 지역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공동체적 가치로 재해석하게 만드는 문화적 촉매입니다.

우리가 비주류 스포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지 색다름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이 오늘날 지역 사회가 마주한 문제들(도시 소외, 청소년 방황, 환경 문제, 경제 침체 등)에 대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지역사회는 더 이상 국가 중심의 정책이나 자본의 논리만으로 회복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주민 개개인의 참여, 공감, 자율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어야 하며, 비주류 스포츠는 그 이상적인 모델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